우선 코로나가 끝나고 오랜만에 그랩을 이용해보니, 결코 저렴하지 않았다. 택시와 비교해서 금액이 비슷하거나 비싼 시간대도 있었다. 예전에는 택시 보다 저렴하고, 목적지를 설정하고 탑승해서 기사에게 한참을 설명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그랩을 탔었다.
현재는 택시 보다 저렴해서 타는 목적은 아니다. 하지만 베트남 시내의 택시/그랩이 대부분 콜로 운영되는 탓에 거리에서 지나가는 택시를 기다리다 잡는 것 보다는 편리하기 때문에 그랩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목적지를 설정하고 탈 수 있다.
만약 비용을 아끼고 싶다면, 비나썬 택시 앱을 받아서 택시를 호출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이는 지방 도시에 방문해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현지 전화번호가 있어야 회원가입/호출이 가능하다. 현지 번호를 가져야만 가입이 가능하다는 불편함 때문에, 그랩 사용을 추천한다.
그랩은 동남아권에서 영업용 택시와 자가용 택시, 오토바이 등을 호출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한 때는 우버의 동남아 진출로 꽤 치열한 경쟁에 프로모션 코드로 며칠은 공짜로 타고 다닐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프로모션 코드가 거의 없다. 심지어 물가상승으로 가격도 제법 오른 상태라, 저렴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여행을 하는데 이동수단을 뺄 수 없으니, 그랩은 필수다.
한국에서 그랩을 설치한 뒤 현지에서 회원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여행계획에 따라 두 가지 사용방법이 있다.
1. 한국 심카드 그대로 이용 – 로밍, 휴대용 와이파이
2. 현지 유심 사용 – 현지 번호 필수!
한국 심카드 그대로 사용
로밍 혹은 휴대용 와이파이를 사용하는 경우, 한국 번호로 회원가입하는 방법이다. 우선 그랩을 다운로드 받는다.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Grab’이라고 검색하고, 설치하면 된다. 그랩은 나라 별로 구분되지 않는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모두 하나의 Grab 앱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앱을 실행하면 한국어로 나온다. 영어가 조금이라도 가능하다면 영어로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 영어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어렵지 않다. 영어를 추천하는 한글 번역이 엉망이다.
현지 유심 사용
현지 번호가 있는 유심을 사용하려는 경우, 한국에서는 앱만 다운로드 받아서 현지에서 심카드를 끼운 뒤 회원가입을 진행하는 방법이 있다. 물론 한국 번호로 회원 가입 > 현지 번호로 번호 변경 > 한국 번호로 변경 하는 방법도 있다.
어떤 방법이든 한국에서 그랩을 내려받고 가는 방법은 동일하다. 사실 한국번호로 가입하고, 현지번호 심카드로 갈아 끼워도 동작이 되긴 한다. 어차피 전화가 걸려오는 방법도 직접 전화가 걸려오는 것이 아니라, 앱 내 보이스 콜 같은 기능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아무 상관이 없다.
하지만 심카드 번호와 가입한 번호가 다르다면, 어느 순간 오류가 발생할 수도 있다. 동남아 여행이 잦은 편이라면, 그랩을 계속 설치해두는 것도 좋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여러 나라에서 하나의 앱으로 차량 호출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회원가입
설치를 했다면, 하단의 가입하기(Sign Up)을 누르고,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한국 국가 코드는 +82, 번호는 0을 제외해도 되고, 010 전체 번호를 입력해도 되는데, 0을 제외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010-1234-5678 이라면, 1012345678 이라고 입력하고, ‘다음(Next)’를 누른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문자를 캐치해서 바로 넘어가기도 하고, 6자리 인증번호를 별도로 입력하면 된다.
다음 단계는 이름을 입력하는 단계. 이름은 한글 아니고 영어로 입력해야 한다. 그랩 차량이 도착하면, 기사가 이름을 부르며 본인인지 확인하는 일이 많다. 따라서 누구나 읽을 수 있는 특수기호 없이 영어 이름 입력하는 것을 추천한다. 본명이 아니라도 상관 없다. 기사를 만나면 의사소통을 위한 최소한의 수단이다.
회원 가입을 했으면, 하단의 ‘지불(Payment)’ 버튼을 누른다. 신용카드를 등록할 수 있는데, 이 단계 때문에 한국에서 회원가입하고 가는 것을 추천하는 이유다!
보안 인증 – 추가 인증으로 20년 째 화내는 중
거의 대부분의 신용카드들이 카드 번호와 보안 번호를 입력하면, 애매한 페이지가 뜰 것이다. 내가 보유하고 있는 하나카드, 신한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모두 인증/보안 페이지가 떴다. 간편 결제 서비스가 뜨기 전에는 흔하게 보던 페이지 인데, 한국에서 이제는 더 안 보나 싶었던 결제 인증 페이지를 해외 쇼핑몰에서는 자주 볼 수 있다.
20년 전, 국내 쇼핑몰에서 결제 좀 하려고 하면 늘 보던 화면이지만, 국내는 간편인증 그리고 해외는 페이팔을 쓰다 보니 요즘은 보기 힘든 화면이다. 하지만 보안인증은 여전했고, 여전히 나는 화를 내고 있다.
위는 삼성카드를 입력한 경우다. 일반 결제를 누르면, 맨 오른쪽 오류화면을 만날 수 있다. 일반결제 > 백신 설치/실행에서 설치를 누르니 저 모양이 됐다. 링크를 보니 원스토어 호출 링크인데, 저 전화기에는 원스토어가 없다.
아무튼 국내에서 해외 사용을 위해 저런 과정을 없애는 서비스도 있으나, 상담원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나는 그냥 쓰고 있다. 아무튼 백신 설치 과정을 잘 넘긴다 하더라도 결제 비밀번호 확인, 본인 확인 메시지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저런 불필요한 과정을 타지에서 겪어야 한다는 것은 정말 끔찍하다. 카드를 등록하고 계정을 계속 유지하고 있지만, 가끔 카드 연결이 수월하지 않아서 다시 입력한 경우도 몇 번 있다. 20년 동안 유지하려면, 오류라도 안 나게 만들던가.
신용카드 사용은 필수
신용카드 해외 사용에 따른 결제 수수료가 발생되지만, 사기 등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신용카드 사용을 추천한다. 현금으로 결제하는 과정에 밑장빼기 같은 날치기 기술이 사용되는데, 이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카드로 결제하는 것을 추천한다.
추가적으로 그랩은 리워드 포인트를 제공한다. 따라서 단체로 여행하고 있다면, 하나의 계정으로만 여행을 해서 모은 포인트로 약간의 할인도 받을 수 있다. 리워드 포인트의 유효기간은 약 3개월 정도라서 짧으니, 다음 여행에 이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참고로 은련(Union Pay, 유니언페이) 계열 카드는 등록되지 않는다.
호출 방법
호출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목적지를 입력하고, 내 현재 위치를 확인한 뒤 오토바이/택시/자가용을 호출하면 된다.
목적지를 입력하고, 현재 위치에서 그랩 탑승위치를 확인해야 한다. 주소를 입력하면 주변에 누구나 인지할 수 있는 몇 특정 장소가 나오는데, 내 정확한 위치와 가장 가까운 녹색점과 핀을 일치하게 지도를 움직이면 된다. 추가적으로 나의 특징을 입력해도 되지만, 특별히 입력하지 않아도 큰 문제가 없이 탑승할 수 있다.
그랩바이크와 그랩카 등을 고르면 되는데, 조금 큰 차를 타고 싶다면 GrabCar 7을 고르면 된다. GrabCar의 경우 대체로 모닝과 같은 차량이 많기 때문에 4명 이상의 경우 GrabCar 7을 추천한다. Innova라는 카렌스 크기의 차량으로 6명 정도 탑승할 수 있다.
그리고 위 그림에서 5번째와 같이 차량을 고르는 메뉴 아래에서 카드와 현금 중 선택할 수 있다.
차량이 배차되면, 운전자 정보와 차량 번호를 알 수 있다. 그 후에 가끔 메시지가 도착하는데 ‘Toi dang den’은 ‘지금 가는 중’이라는 의미다. 차량을 탈 때는 반드시 차량 번호판을 확인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서 다시 설명하겠지만, 가능하다면 차종으로 차량을 확인하고, 번호판 마지막 5자리가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탑승해야 한다. 자칫 다른 차량을 타는 경우가 있다.
차량 도착 후 5분 내 탑승하지 않는 경우, 패널티가 발생된다. 기사가 그냥 가버리는 수도 있다. 이 경우 단순 패널티가 아니라 일정 금액이 결제된다.
카드 결제로 차량을 호출했다면 목적지에 도착한 뒤에는 그냥 내리면 된다. 등록된 카드로 알아서 결제된다. 그리고 그랩 앱에 기사에게 팁을 주겠냐고 뜨는데, 이건 정말 팁을 주는 것이다. 팁을 선택하면 추가로 카드결제가 진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가끔 호출 가격 옆에 빨간색/파란색 화살표가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피크타임을 의미한다. 파란색은 가격이 내려가는 중이고, 빨간색은 가격이 올라가는 중 이라는 의미다. 사람이 몰리는 시간으로 가격이 올라갈 뿐 아니라 수요가 몰리는 상황이라 배차가 굉장히 느리다.
1군 기준으로 공항까지 150,000-250,000동 가량 청구되는데, 10,000동이 추가로 결제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공항 통행료(주차료)를 별도 청구하는 것으로 따지면 내리는 사람이나 타는 사람에게 한 번 청구해야 하지만, 기사는 둘 모두에게 청구한다. 500원이 조금 넘는 금액인데, 너그러운 마음으로 그냥 넘어가는 것이 좋다.
포인트 제도
그랩 이용할 때 마다 금액에 따라 포인트를 제공한다. 시내를 이동하는 기준으로 1-5포인트 정도 쌓이는데, 이렇게 150 포인트를 모으면 5,000 동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일행 중 한 명이 그랩 서비스를 몰빵하는 것을 추천한다. 친구들 중 동남아를 즐겨 찾는 사람을 가장 추천한다. 그랩은 동남아 전역에서 동일한 앱, 하나의 계정으로 모두 이용이 가능하다.
할인
그랩은 할인 이벤트를 종종 한다. 그랩을 호출할 때, 오른쪽 아래 ‘Offer’를 꼭 눌러보기를 추천한다.
16-20시 사이에 30,000 동에 그랩카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 무한대로 할인되는 수준은 아니고 할인 한도가 있다. 이런 쿠폰을 이용하면 자동차가 오토바이 보다 싼 경우도 있다.
그 외에도 포인트를 이용한 할인 방법은 위와 동일하게, ‘Offers’를 누르면 할인 가능한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호출을 할 때 마다 습관적으로 Offers를 꼭 눌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음식/음료 배달
우리나라의 요기요, 배달의 민족과 같이 음식배달이 가능하다. 주변의 음식점을 검색해서 음식을 고르고, 요구사항을 적어 호출하면 된다.
특이한 점은 한 명의 드라이버가 여러 집에서 음식을 사오는 것이 가능하다.
한국에서 음식 배달 앱을 사용해봤다면, 익숙하게 주문할 수 있다. 매장에 별도 요청사항을 적을 수도 있고, 기사에게도 요구사항을 적을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한국어/영어 모두 의미 없으니, 번역기로 베트남어로 적어서 보내도 된다. 고수 없이 = Khong rau ngo 같이 적으면 된다.
그랩에서 걸려오는 전화 – 언어 장벽 그리고 지각 금지
기사가 탑승자를 찾지 못하거나,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전화가 걸려오는데, 받아도 별도의 비용이 발생되지 않는다. 그랩 내부에서 처리되는 전화통화로 카카오톡의 보이스톡 같은 개념이다.
다만 말이 통하지 않으니, 받아서 대충 아무말이나 하면 외국인으로 생각하고 대처한다. 대부분 혼자 얘기하다가, 그냥 끊는다. 기사 대부분 영어에 취약하며, 한국어는 당연히 안 통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다만 너무 안 받으면 호출을 취소하고, 탑승지에 도착한 뒤 5분이 지났다면 패널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위에서 말한 것 처럼 차량이 도착하고 5분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으면, 패널티로 5,000 동 가량 추가로 청구한다. 다양한 벌금이 존재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벌금은 지각이다. 그리고 그냥 떠나버리면 더 큰 벌금을 청구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기사가 도착하지 않았는데도 도착했다고 처리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5분이 아니라 더 짧아질 수 있다.
나갈 준비가 끝난 상태에서 그랩을 부른 뒤, 그랩 기사의 이동상황을 보고 미리 움직이는 것을 추천한다.
주의사항
그랩을 부르고 길가에 서 있는 경우, 반드시 번호판을 확인해야 하며, 그랩 기사의 휴대전화에 내 이름이 적혀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번호판은 가끔 다른 경우가 있다. 이는 그랩 정책에 위반되지만, 그들도 사정이 있을 테니까 일단 호출한 드라이버가 맞는지 확인만 하면 된다.
아닌 경우가 문제인데, 지나가던 아저씨가 내 앞에 정지해서 헬멧을 건내며 ‘그랩’이라고 짤막하게 외치면 사기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경우 내가 호출한 그랩기사가 아닌 경우가 많다. 실제로 내가 당했던 경우인데, 길가에 서서 그랩 오토바이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헬멧을 건내길래 그냥 탔는데 사기였다. 2만동 거리를 이동하고 5만동을 지불해야 했으며, 원래 호출했던 그랩 기사에게는 5천동의 패널티를 지불해야 했다.
3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