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카드의 더 레드 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광고를 보고 호기심에 만든 카드인데, 대한항공 마일리지 적립형으로 선택한 것이 과연 옳았던 판단이었나에 뿐 아니라 현대카드를 그만 써야 하나에 대한 고찰을 심각하게 하고 있다. 연회비 30만원인데, 기존에 쓰던 M카드 보다 나은지 잘 판단이 안된다. 무엇 보다 여행 바우처 사용하려고 만들었는데, 사용하기 참 힘들다.
현대카드의 더레드카드를 발급 받고, 약 6개월 간 사용하며 느낀 점들을 정리해봤다.
더 레드 에디션 5

더레드카드는 M포인트와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선택해서 발급 받을 수 있다. 둘 다 적립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하나를 골라야 한다. 적립은 아래와 같다.
M포인트 적립형
당월 50만원 이상 1%
당월 100만원 이상 1.5%
당월 200만원 이상 2%
당월 사용액 기준으로 적립된다. 100만원 이상 사용하는 경우, 10,000 M포인트가 추가로 적립된다. 현대/기아 차량 구매 시 2% M포인트 적립, GS칼텍스 리터 당 60 M포인트 적립, 현대카드를 통해서 접속하는 쇼핑몰 추가 적립. 이 외 추가 적립이나 특별 적립은 없다. 일반적인 사용의 경우 사용 금액에 따라 1-2% 적립으로 생각하면 편하다.
대항항공 마일리지 적립형
실적 상관 없이 1,000원 당 1마일리지
실적을 특별히 필요로 하지 않는다. 50만원 쓰면 500마일리지, 100만원 쓰면 1,000마일리지가 적립된다.
다른 M카드와 M포인트 적립률 비교 feat. M3 Boost 카드
기존 M카드 중 가장 높은 등급인 M3 Boost와 비교하면 분명 높은 적립률을 보여준다. 사용 실적에 따라 0.5%에서 시작하는데 비해, 더레드카드는 1%가 기본 시작이다. 물론 당월 실적 50만원은 기본이다. 연회비가 비싼 만큼 적립을 잘 해주나 싶지만, 막상 적립된 것을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전에는 M3 Boost를 사용했는데(현재도 병행하여 사용 중), 일반 가맹점 기준 200만원 이상 사용해야 1%를 적립해준다. 네이버페이, SK페이 등 온라인 간편결제 5% 적립, 해외 가맹점 5% 적립인데, 특별 적립은 월 20,000 M포인트 한도로 적립된다. 월 300만원 가량 사용하는 경우를 비교하면, M3 Boost카드는 약 50,000-55,000 M포인트, 더레드카드는 60,000 M포인트가 적립된다. 온라인 가맹점에서 많이 사용한다고 해도 더레드카드가 아주 조금 유리하다. 내 경우, 주유는 다른 카드를 이용해서 주유하고 있다. 성에 차지도 않는 리터 당 60 포인트 적립은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점이 충격적이다.
한 단계 낮은 등급의 프리미엄 카드인 더그린카드가 더레드카드 보다 유리할 수 있다. 더그린카드는 연회비 15만원 이지만, 10만원 바우처 1장을 주며, 기본 1%-2%까지 적립되는 기준은 더레드카드와 동일하다. 추가로 제휴 음식점, 호텔, 여행사, 해외 결제의 경우 5%의 특별 적립까지 해준다. 하지만 아래서 설명할 바우처, 그 바우처 때문에 비슷한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허울 뿐인 메탈카드 이벤트
첫 만남은 300,000원 상당의 보상이 주어지는 광고였다. 100,000원 짜리 메탈카드 무료 발급 그리고 200,000 M포인트 지급이었다. 거기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200,000원의 바우처를 포함하면, 나는 부자가 될 것 같은 상상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만드는 과정에서 물어보니까, 현대카드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신규회원에 한해서 해당 이벤트를 제공한다고 한다.

대충 이런 이벤트였다. 당시에는 200,000 M포인트 적립 또는 200,000원 캐시백. 그리고 100,000원 발급 비용이 발생하는 메탈카드 무료 발급이었다. 현재는150,000 M포인트 적립, 메탈카드 무료 발급, 40,000원 상당의 뉴욕타임즈 구독권 이벤트 중이다. 비슷한 수준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여전히 신규회원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광고 때문에 더레드카드를 만들 생각을 했는데, 15년 전 현대카드를 미리 발급 받아서 잘 사용하던 나는 그냥 호구가 되었다.
애물단지, 여행 바우처

현대카드 바우처는 여행, 갤러리아/면제점 쇼핑, 호텔 식사, 고급 가구, 프린트 베이커리, 호텔스파 이렇게 선택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쇼핑이나 국내 호텔 여가는 관심이 없어서 오롯이 여행 바우처 하나 보고 더 레드 카드를 만들었다. 갤러리아나 면세점에서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같지만, 다른 바우처는 내가 선호하는 구매 방법이 아니라 나는 여행 쪽에 집중해서 사용하는 중이다.
여행바우처의 주요 사용처로 프리비아 여행이라는 여행사가 있다. 예전 부터 현대카드만 할인해주는 등 꾸준히 현대카드와 연을 이어오던 곳으로 예전에도 몇 번 이용한 적이 있다. 예전에는 최저가 항공권도 종종 있었고, 현대카드 추가 할인 등으로 몇 번 이용한 적이 있지만, 최근 경쟁력이 거의 없어졌다. 프리비아 외에도 최근 더 현대 트래블이라는 현대백화점 계열 여행사가 제휴사에 추가되었다.
항공권 단독 발급 불가
프리비아여행, 더현대트래블 모두 항공권 단독 발급 시, 바우처 사용이 불가능하다.
항공권 시장은 스카이스캐너와 같은 서비스가 시작된 후 경쟁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항공권만 단독으로 구매하는 경우, 여행 바우처를 사용할 수 없다.
부모님과 함께 하지 않는 이상 자유여행을 가는데, 항공권에 바우처 적용이 상당히 불리하다. 호텔은 호텔스닷컴을 이용하고 있고, 항공권은 여행사 사이트 또는 항공사 사이트에서 예약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바우처는 할인권이 아니다.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없다.
애매하게 비싼 호텔
호텔 역시 호텔스컴바인 등으로 최저가 검색이 가능하다. 하지만 세금 포함여부와 다양한 조건에 따른 가격차이로 가격 비교가 꽤 어렵다. 하지만 대략적인 추이는 살피는 것이 가능하다. 대략적인 추이를 살피고 조금 비싸도 믿을만한 여행사 사이트에서 호텔을 예약하는 편이다. 예를 들면, 한국 여행사 또는 한국 지사 같은 부분인데, 예약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항의할 곳이 필요하다. 해외 여행사 중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나 환불 과정에서 불편을 겪은 경험이 많아서 해당 조건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주로 호텔스닷컴, 하나투어 등을 이용한다.
하지만 프리비아와 더현대트래블, 호텔스닷컴 등에서 가격을 비교해보면 묘하게 비쌌다. 그나마 프리비아는 최저가와 비슷하거나 아주 약간 더 비싼 수준이이었지만, 더현대트래블은 20% 이상 비싸다. 현대 M포인트 할인을 현금할인 처럼 보여주는 눈속임을 시전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아쉬웠다.
프리비아 여행
프리비아 여행은 여기 어때와 온갖 호텔 예약사이트의 상품을 긁어와서 판매하고 있다. 최근 국내 호텔 까지도 호텔 예약 전문 사이트의 상품을 긁어와서 판매한다. 그래서 동일한 방이 금액이 다르기도 하고, 한글과 영어가 마구 섞여 있다. 이는 더 현대 트래블,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도 비슷하다.

신라스테이 마포 기준으로, 스탠다드 더블 침대 객실에 대한 항목이 ‘스탠다드 더블룸’, ‘스탠다드 더블’, ‘Standard Double Room’, ‘스탠다드 더블(Room Only, 3-16층)’ 등 다양하게 선택이 가능하다. 하지만 모두 같은 방이다. 신라스테이는 비즈니스 호텔이라 객실 구성이 간단해서 비교하기 좋다. 스탠다드 더블/트윈 룸 = 저층. (스탠다드) 디럭스 더블/트윈 룸 = 고층.
여기서 함정은 가격이 2가지로 구분되어 있다. 큰 글씨와 작은 글씨. 큰 글씨는 현대카드 결제 3% 할인 + 10%의 이용 요금을 M포인트로 지급하는 조건으로 산출되는 금액이다. 아래 작게 표시된 금액이 실제 금액이다. 다행히 세금은 포함된 금액이다. ‘예약’ 버튼을 누르면, 다시 혼란스러운 가격이 나온다.

3가지 조건에 따른 금액이다. 일반 가격 > 현대카드 결제 시 3% 할인 가격 > M포인트 10% 결제 시 가격. M포인트를 30,000점 이상 가지고 있지 않다면, 328,134원에 결제해야 한다. M포인트를 현금으로 생각하는 나 같은 바보에게는 그냥 328,134원이다.
더 현대 트래블
더현대트래블 역시 다른 호텔 예약서비스를 긁어와서, 최저가 대비 1.2-1.5배 비싼 금액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화가 나는 부분은 M포인트 50% 할인이라는 미끼로 저렴하게 보인다는 문제가 있다. 3% 할인된 가격을 표시하여 현혹하고 있는 프리비아와 비교하면 터무니 없는 금액을 표시하고 있다. 결제 단계에서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속을 정도로 교묘하게 가격 표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위 프리비아와 동일한 조건이다. 32만원 나오던 요금이 19만원이 되어있다. 하지만 상단에 ‘M포인트 사용 시 요금 보기’ 항목에 ‘50%’에 체크가 되어있다. 체크를 해제하면 아래와 같은 요금이 표시된다.

이런 정도면 거의 사기에 가까운 수준이다. ‘50%’ 체크를 해제하면 2배 비싼 금액을 보여준다. 50% M포인트 결제를 현금 결제로 바꾸니 2배가 되는 것이다. 심지어 프리비아 보다 더 높은 가격대를 가지고 있다. 방 이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같은 호텔예약서비스들에서 방 목록을 긁어오고 있는 것 같다. 하나의 예로 ‘스탠다드 – 디럭스 더블 업그레이드(초강력특가)’ 띄어쓰기 마저 동일한 방이 보이지만 35만원과 39만원으로 10% 정도의 가격 차이를 보인다.
신라스테이 웹사이트 직접 예약
같은 기간 기준 신라스테이 사이트에서 직접 확인해봤다. 상품에 따라 회원가입이 필요하다. 또한 신라스테이는 후불결제를 기본으로 하는 것 같다. 일반적인 경우에 1일 전 까지 무료 취소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위 사례를 보면 호텔에서 직접 예약하는 것이 두 사이트 보다 저렴하다. 사실 두 사이트가 가격이 더 비싼 것은 두 사이트의 문제는 아니고, 호텔에 따라 가격 정책이 다른 것 때문이다. 예전에 호텔 사이트가 더 저렴한 것을 확인했지만, 호텔스닷컴의 10% 적립과 이베이츠(라쿠텐) 결제 리워드 때문에 호텔스닷컴에서 예약을 주로 했었다. 이런 문제는 어느 예약사이트를 가도 결제 방법, 정책, 적립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다르며, 각각 장단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저렴한 척 소비자를 현혹하는 가격 표시 방법은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 M포인트가 통신사 멤버십 포인트가 아니고, 내가 결제한 금액에 대한 보상이며, 이를 현금처럼 사용하는 것인데 더 비싼 비용을 내며 이용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로 나는 바우처로 예약했던 방을 취소하고, 신라스테이에 직접 예약했다. 6천점 이상의 신라리워즈를 적립할 수 있으며, 더 높은 층에 위치한 디럭스 룸을 3만원 저렴한 금액으로 예약했다.
15년을 함께한 M포인트
15년 동안 M포인트의 노예로 살아왔다. 현대 M카드를 해지하려고 M포인트 소진을 목표로 열심히 써봤지만, M포인트를 부분 결제(10%-50%)로만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차액을 결제하다 보면 결국 M포인트가 또 쌓인다. 결국 M포인트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비교적 최근 정부에서 카드사 포인트의 현금 전환을 강제하며 현대카드는 하나의 꼼수를 쓰게 된다. H코인이라는 또 다른 포인트를 만들었다. 3 M포인트를 2 H코인으로 전환해준다. 30,000 M포인트를 20,000 H코인으로 전환 가능하다. 67%의 가치로 현금화 할 수 있다는 말이다. 10%-50% 부분 결제로 사용하는 경우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현금화 하는 경우 33%의 가치가 사라진다. 부분 결제로 사용하면, 현금과 동일하지 않느냐? 아니다. 어느 식당은 특정 요일만 사용할 수 있고, 사용 가능한 M포인트도 크지 않아서, 생각 보다 사용하기 힘들다. 현금과 유사하지만, 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다.
그래도 M포인트를 알뜰하게 사용하고 있다. 100% 사용 가능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사용하는 편이다. 20-50% 할인 기회가 있을 때, 현대/기아 자동차 정비소에서 30% 결제, 온라인 스토어 M포인트 결제일, M포인트 사용 가맹점 등 열심히 찾아서 써야 한다.
M카드는 작별을 고할 예정
15년 전 차량을 구매하며 시작된 현대카드와의 인연은, 새로운 차량을 구매한 뒤 없애려고 한다. 차량을 구매하며 아무 것도 못 받는 것 보다 차량가액의 2% 적립 포인트는 제법 괜찮은 조건이니까. M포인트는 타사 카드에 비해서 엄청나게 많은 M포인트를 적립해준다. 카드적립 포인트를 결제대금 차감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것 같다. M포인트 사용처를 찾아서 굳이 불필요한 지출을 만드는 것 보다 결제 대금 차감이나 1:1 비율로 현금화가 가능한 포인트가 가장 낫다. 결국 M포인트는 이래저래 골치 아픈 포인트 제도다.
그리고 연회비 30만원은 아무래도 부담이 크다. 1년 간 2천만원을 사용하면, 10만원을 할인해준다. 바우처로 20만원 받으면, 공짜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20만원 짜리 바우처는 내 소비 성향에는 20만원의 가치를 못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14-16만원 정도 밖에 안되는 것 같다. 이는 결국 33%의 손해를 보고 H코인으로 전환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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