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 시내 대중교통은 좋다고 말할 수는 없는 수준이다. 일본의 자본으로 건설 중인 전철은 개통까지 아직 십수 년 걸려서 개통이 코앞이지만, 관광객을 위한 노선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버스들 역시 노선은 많지만, 한국처럼 골목골목 누비고 다니고 다니지 않는다. 하지만 호찌민에도 버스가 있는 것은 분명하며, 가격도 저렴하다. 택시도 있지만 그랩이나 싼 택시라는 편안한 차량 호출 서비스도 존재한다. 그리고 오토바이 택시는 호찌민에서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여러 측면에서 전철이 여러모로 참 편하지만, 2023년 현재 호찌민은 전철을 거의 완성되었다. 십년 간 지독하게 도시 여기저기 가로막더니, 드디어 공사가 다 끝났다. 현재는 개통을 앞두고 소방훈련 등을 실시하고 있다.

버스

사실 외국을 여행하며 가장 힘든 것은 버스를 타는 것 보다 버스에서 내리는 것이 가장 힘들다. 모바일 서비스가 많이 발전하여, 처음 가보는 나라에서 버스 노선을 알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여행을 다니며 버스를 타본 경험을 되돌아보면, 늘 고민은 ‘어디서 내려야 하는 거지?’였다.

호찌민시 버스 노선 안내 홈페이지 – http://buyttphcm.com.vn/en-us/Home

정류장 안내 방송이 나오면 감지덕지. 최소한 정류장 이름은 나오니까. 하지만 그나마도 현지 언어와 섞이면 잘 들리지 않는다. 게다가 버스는 굉음을 내는 엔진으로 움직인다. 들려도 들리는게 아니다. 정류장 방송이 나오지 않는다면, 버스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지도만 보고 있어야 한다.

위의 불편함을 극복하고 버스를 타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이유는 매우 저렴하기 때문이다. 300원 – 600원만 내면 시내 10km 정도 이동은 거뜬하다. 교통체증을 생각할 때 결코 택시 보다 느리지 않다.

불편이 예상되지만, 호찌민 버스에는 우리나라 예전의 버스에 존재했다는 차장이 존재한다. 차장의 역할은 승객의 승하차를 도우며, 버스 요금 징수의 역할을 수행한다. 내리는 정류장을 그들에게 알려주면 도움을 주기도 한다. 가격은 4,000 – 7,000 동 수준, 버스에 따라 그리고 거리에 따라 금액이 다르다.

수년 전 한국에서 연한을 다 채워 수입된 중고 버스를 운행하던 예전과 다르게, 최신형 버스가 대거 도입되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것은 서울에서 연한을 다 채우고 베트남으로 수출된 파란색 CNG 버스를 대거 도입하며 시작된 파란색 도장은 현재 새롭게 투입되고 있는 버스에도 파란색 도장을 입히고 있다는 것이다.

그랩

말레이시아에서 MyTeksi로 시작한 그랩은 택시를 기반으로 운송사업을 시작하여 일반 자가용 운송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경우로, 택시와 협업으로 시작하여 우버에 비해 시장 저항이 낮았다는 장점이 있었다. 문제점이 영업 허가를 받지 않은 차량이 그랩으로 운행하는 문제가 있었지만, 베트남 내에서 최근 노란색 영업용 번호판을 신설하여, 그랩 차량들도 노란색 번호판을 장착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생소한 서비스지만, 여러 나라에서 그 나라 대중교통에 맞도록 변형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제는 한국인 대부분 알고 있는 그랩 외에도 고비엣, 베 등 다양한 대체 수단이 존재한다. 조금 쾌적한 서비스로 2023년 서비스를 시작한 싼 택시(Xanh SM)도 새로운 택시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차량의 운용 대수를 생각하면 무조건 그랩이 정답이다. 그랩은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현지 교통수단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면 된다.

민트색, 싼 택시 (Xanh SM)

택시 보다 추천할 만한 새로운 서비스가 나왔다. 민트색 차량이 눈에 띄는 Xanh SM이라는 차량 호출 서비스다. 그랩과 차이점은 특정 회사에서 운영되는 서비스로 그랩과 같이 서비스가 제각각이 아니라 하나의 회사에서 통제하고 있는 서비스다.

장점은 호출앱이 있다. 그리고 택시인 만큼 가격이 정해져 있어서 그랩 보다 저렴하다. 단점으로는 차량의 수가 너무 적어서 배차가 잘 안 된다는 것과 가격이 그랩과 같이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이다.

택시

일단 택시 문화에 대해서 먼저 얘기해 보자. 길에서 보이는 택시를 잡아 타고, 원하는 목적지 가는 탑승 방법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과정에 어떠한 준비가 필요한지 알아둬야 한다.

첫째로 택시기사들의 외국인을 호구로 보는 마인드다.

현지 물정을 모르는 외국인을 호구로 보는 것은 많은 나라 택시기사들이 기본적으로 탑재하고 있는 스킬이다. 베트남이라고 다를 것이 없다.

베트남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비나썬, 마일린 택시가 유명한 것은 여러 번 들어봤을 것이다. 흔히 흰색 택시(비나썬)와 녹색 택시(마일린)를 타라고 소개하곤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현지인들도 해당 브랜드를 더 신뢰한다.

(2017년 추가) 회사 마다 기본료와 거리에 따른 이용료가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실제로 베트남 현지에 도착하면 주요지역에서 흰택시와 녹색택시가 아닌 택시를 찾는 것이 더 힘들 정도로 두 개의 회사가 도로를 점렴하고 있다. 어느 도시를 가도 상황은 비슷하다.

사진 상 왼쪽 녹색은 마일린, 오른쪽의 흰색은 비나썬, 가운데 은색은 사이공공항택시. 사진은 2016년에 찍은 것이며, 현재 사이공 공항 택시(Saigon Airport Taxi)는 폐업한 상태로 저 브랜드는 피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2023년 현재 택시 등 영업용 차량은 노란색 번호판을 달고 있다.

모두가 신뢰한다는 비나썬이나 마일린을 무조건 믿어서는 안된다. 숫자 ‘0’이 많은 베트남 화폐를 세며 허우적거리는 외국인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며, 밑장 빼기를 시전하여 돈을 훔쳐가는 기사. 멀리 가는 승객 골라 태우기. 빙빙 돌아서, 돈 몇 푼 더 받아내기. 위와 같은 위험에서 비나썬, 마일린 택시라고 안전하지 않다는 말이다. 사회주의 국가라 엄중한 처벌을 하는 강력범죄에 대한 위험은 적지만,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하는 경범죄는 판을 치는 나라다.

10,000동 미만의 거스름돈을 줄 생각도 안 하는 것은 그냥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일이다.

둘째로 언어 소통의 문제다.

여행책 또는 인터넷으로 여행정보를 찾는다. 한국어로 때로는 영어로 열심히 여행지 정보를 찾아낸다.

호찌민 시내 노트르담 성당을 예로 들면, 우리는 ‘노트르담 성당’, ‘노틀담 성당’으로 네이버나 구글에서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조금 더 글로벌 하게 정보를 찾는다며, 영어로 찾아보면 ‘Notre-Dame Cathedral Basilica of Saigon’ 라고 나온다. 심지어 해당 이름으로 위키백과 페이지도 있다.

택시 기사에게 ‘노틀담처치’ 또는 ‘Notre-Dame Cathedral Basilica’ 라고 하면 알아듣고 잘 갈 것 이라는 생각은 큰 착각이다. 그들이 알고 있는 이름은 ‘Nhà thờ Đức Bà Sài Gòn’다. 냐\터\득/바\사\이공\, 베트남어 이름을 알아도 정확한 억양까지 구사하지 못하면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

사실 이 문제는 전세계 어디를 가도 발생되는 문제다. 아마도 미국과 영국 등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나라를 제외하고는 영어로 찾은 여행 정보는 전부 무용지물이다. 심지어 영어를 잘 한다고 유명한 홍콩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무조건 타지 마라 또는 택시는 가장 최후의 선택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준비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현지어가 함께 적혀 있는 여행책을 선택

여행책을 선택할 때, 최소한 베트남어로 가게 이름이 적힌 책을 사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는 택시에서 내린 뒤에도 간판에 적힌 이름으로 식당이나 상점을 찾아야 하는 여행자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정보다. 여행책 중 일부는 한국어와 영어로만 가게이름을 명시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여행지와 식당에 대한 뛰어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가이드북이라도, 현지 언어를 무시한 책을 사면 거꾸로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스마트폰 지도 앱 적극 활용

구글지도 또는 애플지도에 가고자 하는 장소를 미리 저장하는 것을 추천한다.

지도 앱을 실행해서, 원하는 장소를 검색하면 장소를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여행 스케쥴링 앱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방법은 다양하게 있으며, 어떠한 방법을 선택하든지 최종적으로 나중에 목적지를 찾는 방법에 익숙해져야 한다.

택시에 탑승한 뒤 목적지 이름을 말했지만 기사가 알아듣지 못하면, 바로 스마트폰 지도를 내밀어서 기사에게 보여주는 것을 권장한다. 가급적이면 아래와 같이 목적지 페이지를 먼저 보여준다.

유명 관광지나 식당이라면 대부분 지도 앱 내에서 별도 페이지를 다 가지고 있다. 주소로 검색하면, 주소에 대한 가게 정보는 안 나와도 위 그림 같이 주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라도 보여 준다.

해당 페이지에는 대부분 현지 언어로 적힌 주소가 있다. 가끔은 영어로만 적힌 주소가 있겠지만, 어차피 주소만으로 찾아가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기사가 지도를 확대/축소 해가며 주변 길 또는 방향을 찾고자 할 것이다.

이 때, 길 찾기 버튼을 눌러서 현 위치에서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찍어서 보여주면 더 도움이 된다. 이 방법은 2가지 이득이 있다. 원하는 장소에 가는 방법을 설명하기 위해 시간을 버리지 않아도 되며, 나는 목적지 까지의 경로를 알고 있다는 점을 각인 시킬 수 있다.

단점은 내 전화기가 기사양반 운전대 대시보드에 올라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당신 전화기를 쓰라며, 내 전화기는 돌려 달라고 하면 된다.

쎄옴 (Xe Ôm)

Xe Ôm은 흔히 말하는 오토바이 택시다. 쎄옴이라는 말은 오토바이 택시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Xe 는 탈것 또는 차, Ôm 은 껴안다는 말을 의미한다. 껴안고 타는 차.

소개는 하지만, 절대 타면 안 된다

오래전 영화에서나 보았던 씨클로의 문화는 쎄옴으로 발전하였다. 현지인들의 택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물론 관광지에 가면 주변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관광 목적의 씨클로 기사들은 여전하며, 종종 씨클로를 개인적으로 활용하며, 좌석에 짐을 싣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많은 쎄옴기사들은 부업으로 자신들 이동 중에 오토바이 택시 영업을 한다. 이동 중에 만만한 상대를 만나면 어김없이 “헤이, 쁘렌”을 외친다.

오토바이에서 주무시던 분이 불쑥 나에게 ‘헤이 쁘렌’을 외치며 영업을 한다 해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을 만큼 쎄옴의 기사들은 불현듯 나를 찾아온다. 쎄옴으로 시작했지만, 마사지도 제안하며, 식당도 추천한다. 남자에게는 위험한 행위도 추가로 영업을 걸어온다. 베트남에서는 성매매가 불법이며, 이를 엄중하게 다룬다. 이들을 따라가서 좋은 경우는 거의 없으니, 절대 유혹에 넘어가서는 안된다.

주요 영업 대상은 만만한 관광객이다. 물론 현지인들도 영업 대상이 되기도 한다. 현지인들에게는 일종의 카풀 같은 개념이다. 그리고 관광객에게는 한탕 해보겠다는 의지다.

재미로 한 번 쯤 타볼 만 하다. 혼자 여행을 하고 있으며(오토바이에 손님 2명이 탈 수 없으니까), 물가를 잘 알아서 흥정에 자신이 있다면, 쎄옴 만큼 좋은 교통수단도 없다.

자신이 없다면 괜히 흥정하느라 진 빼지 말고, 그냥 가던 길을 계속 가기를 바란다. 대부분 처음부터 택시비 이상의 비용을 요구하고, 중요한 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쎄옴의 위험한 원인은 아래와 같다.

1. 신변 안전 위험 그리고 확인 불가능한 운전기사
2. 헬멧 미착용
3. 이용 요금 바가지

1/ 남자도 마찬가지지만 여자의 경우,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쎄옴 영업을 하는 사람은 운송면허를 받고 운송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다. 위험에 내몰려도 나중에 추적 조차 불가능하다. 쉽게 말하면 납치를 당할 수 있고, 나쁜 일을 당해도 가해자를 찾을 수 없다는 말이다. 아무리 사회주의 체제 아래 중범죄에 대해 엄벌을 내려서 중범죄 발생률이 낮더라도, 자신의 안전은 스스로 챙겨야 한다.

2/ 부업으로 이동하는 짜투리 시간에 돈을 벌어보겠다는 쎄옴 기사들은 여분의 헬멧을 들고 다니지 않아, 헬멧 없이 길을 누벼야 할 수도 있다. 사고가 나면 생명 또는 부상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반대의 예로, 그랩/우버 바이크로 오토바이를 호출할 경우 그들은 여분의 헬멧을 소지하고 다닌다.

3/ 부르는게 값이다. 택시를 타고 2만동 거리 정도 나오는 길을 걸어가고 있었는데, 어김 없이 쎄옴 기사들이 하나둘 말을 걸어온다. 목적지를 말했을 때, 그들이 제시하는 가격이 2만동 이하였던 경우는 없다. 흥정을 해봐도 택시와 비교해서 이득이 없는 가격을 제시한다. 택시는 에어컨도 나오고, 헬멧 없이 쎄옴을 타는 것 보다는 안전하다. 만동, 천동 단위의 잔돈이 없어서 큰 돈을 낸다면, 거스름 돈을 주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 처럼 벌어진다.

결론적으로 쎄옴을 타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그래도 쎄옴을 타는 기분을 내고 싶다면, 그랩 바이크 호출을 추천한다. 그랩 바이크는 그랩 차량을 호출하는 것 보다 저렴하다. 물론 1대 당 1명 밖에 탈 수 없다. 현지인들도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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