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으로 가는 항공사 별 특징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을 적어보려고 한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다.
베트남 노선은 복합적인 목적으로 큰 비중을 두고 항공사들이 노선을 열고 있다. 주요 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베트남 북부의 하노이, 그리고 하노이에 만큼 많은 사업적 교류가 이뤄지는 호찌민은 업무 상 출장 승객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 다낭과 나트랑 등은 관광객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노선으로 에어서울, 에어부산, 진에어, 티웨이, 제주항공 등 대부분의 저비용 항공사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탓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역시 하노이/호찌민 보다 낮은 가격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베트남 국적의 베트남항공은 대한민국 인천 노선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가장 최신 비행기를 인천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베트남 버스와 다름 없는 비엣젯은 하노이, 호찌민, 다낭, 나트랑은 물론이며 푸꾸옥, 하이퐁, 달랏 등에도 직항 노선을 투입하고 있다.
대한항공 – 하노이, 호찌민, 다낭, 푸꾸옥
탑승: 2터미널
그냥 대한항공이다. 2터미널에서 운항하고 있으며, 하루 2-3회 왕복 노선을 운영하고 있으며, 오전 9시 출발이라는 약간 빠듯한 탑승 시간을 가지고 있지만, 아래 설명할 아시아나 보다는 낫다.
비교적 쾌적하며, B787, B777, A330 등 중형/대형 항공기를 투입하고, 호찌민에는 3회 중 1회 소형 항공기 B737을 투입한다. 호찌민을 제외한 기타 노선은 전부 중대형 항공기를 운항하고 있다.
무난한 비행, 쾌적한 기내 환경, 적당한 식사, 비싼 가격.
아시아나 항공 – 하노이, 호찌민, 다낭
탑승: 1터미널
한때는 전세계에서 손꼽을 정도로 오래된 B747기를 투입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비교적 덜 오래되거나 오래되지 않은 A330을 투입한다. 대체로 오래된 항공기가 배치된다. 비행기 내 베트남어가 가능한 승무원이 거의 없지만, 베트남 관광객에 제법 보인다. 하지만 대항항공과 마찬가지로 관리를 잘 하고 있으며, 좌석 간 간격이 적당하다.
다만 오전 출발 항공편 시간이 7시 30분 출발이다. 공항에 2시간 30분 전에 도착하는 기준으로 새벽 5시에 공항에 도착하려면 늦어도 3-4시 전에는 출발해야 한다. 참고로 공항버스나 공항철도는 그 시간에 다니지도 않는다.
오후 출발도 애매하기는 마찬가지다. 오후 7시 30분 쯤 출발하는데, 도착하면 현지 시간 오후 10시 30분. 입국 수속 밟고 짐 찾고 나가면 12시가 다 되어 간다. 시내로 가는 버스는 이미 끊겼고, 시내에 가면 할 수 있는 게 없으며, 에어비앤비와 같이 아파트를 숙소로 예약했다면 체크인이 어려울 수 있다. 호텔은 별 문제 없겠지만, 에어비앤비 호스트에게 새벽 1시에 체크인 가능한가요?라고 물어보면 누가 좋아할까.
개인적으로 아시아나를 타면 별도 체크인 창구, 신속한 탑승, 우선 수하물 처리가 가능하지만, 늘 망설이다가 다른 항공사를 예약한다. 오전 7시 반 비행기는 여행 출발 전부터 너무 피곤하고, 오후 7시 반 비행기는 도착하자 마자 1박에 대한 숙박비만 날리는 꼴이 된다. 줄 서서 기다리다 보면 체크인 할 수 있고, 좀 늦게 비행기 탄다고 늦게 출발하는 것도 아니고, 내 가방도 언젠가 나온다. 비행수속 우선권 보다는 내 체력이 우선 시 되어야 한다.
베트남항공 – 하노이, 호찌민, 다낭, 나트랑
탑승: 1터미널, 탑승동
베트남의 FSC 국적기로 베트남 내에서는 대한항공과 비슷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 대한항공과 같은 스카이팀에 속하지만, 아직은 1터미널에서 운항하고 있다. 한국어가 가능한 승무원이 1명 있어서 우리나라 사람에게도 나쁘지 않다. A350, B787와 같이 최신 중대형 항공기를 운항하며, A320 계열 소형 항공기도 같이 운항하고 있다.
무엇보다 오전 10시 이후 출발이라는 좋은 시간을 가지고 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노선이다. 위에서 설명한 아시아나항공과 고작 2시간 30분 차이지만, 집을 기준으로 새벽 4시 출발과 새벽 6시 출발은 큰 차이가 있다. 게다가 오전 항공편은 대형 항공기를 운항하여, 쾌적할 수도 있다.
독특한 점은 베트남항공에 대하여 베트남 내 어떠한 사회적인 지위에 있는 것 인지, 아니면 귀화 승객에 대한 특별한 할인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한국인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들이 상당히 많이 탑승한다. 약간 어눌한 우리말, 조금 다른 의복 스타일링, 그리고 대한민국 여권을 들고 있는 것으로 그렇게 짐작하고 있다.
아마도 친정에 방문하는 그 승객들은 아이들과 함께 하는데 갓난아기부터 시작되는 연령대라 비행기라는 어색한 환경에서 꽤 운다는 점이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낯선 환경으로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의 울음 소리는 상당히 크다. 그리고 4-5시간의 비행시간 내내 아이들이 돌아가며 울음소리를 지속적으로 내기도 한다. 갓난아기가 접해보지 못한 낯선 환경, 기압의 차이, 돌아다니기 힘든 좁은 공간 등 아이를 달래기 좋은 환경이 되지 못한다. 그냥 받아들이는 것인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최근 대한항공 보다 비싼 가격으로 항공권을 선보이고 있어서, 자주 못 타고 있다. 같은 가격이라도 대한항공을 택할텐데, 대한항공 보다 비싸다면 굳이 탈 이유가 없다. 추가로 베트남 항공의 어이 없는 특징이 있는데, 호찌민 공항에 내리는 경우 탑승교(Boarding Bridge)를 이용하지 않고, 비행기에 내려 땅바닥을 밟는 진짜 랜딩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리모트라고 부르는데, 버스를 타고 공항 터미널로 이동해 입국 수속을 밟아야 한다. 호찌민을 떠날 때도 마찬가지다. 더 비싼 돈을 내고 더 불편하게 이동해야 하며, 대한항공은 보다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에 한국(언어, 자막 등)어 지원 컨텐츠가 엄청 적다.
티웨이, 제주항공 등 한국 국적 저비용항공사 – 다낭, 나트랑, 호찌민, 푸꾸옥
탑승: 탑승동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 비교하여 저렴한 가격으로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지만, 소형 항공기에 좁은 좌석, 비디오 부재 등 불편한 점이 여럿 있다. 이는 저렴한 항공권 가격을 생각하며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다. 사실 저렴하지도 않다.
단체 패키지 여행객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여행에 들뜬 단체 관광객의 친목 도모로 시장통 같은 분위기다. 그리고 군것질을 상당히 많이 한다. 누군가 컵라면을 시키는 물꼬를 트면 여기저기서 컵라면을 시키는 탓에 비행기 내에서 컵라면 냄새가 진동을 하고, 야간 비행에 불을 꺼놔도 여기저기 소곤대는 대화가 합쳐져서 큰 소음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생각보다 비싸다. 위탁수하물을 가져간다면, 가격비교 서비스에서 보이는 가격에 적어도 10만원은 더해야 한다. 위탁수하물을 추가하고 좌석 지정이라도 하면, 대형 항공사와 비교해서 저렴하지 않다. 그럼에도 좌석은 좁다. 티웨이, 제주항공은 비엣젯 만큼 좁다. 키가 180cm인데, 잠깐이라도 졸면 몸이 약간 흘러내려서, 무릎이 앞 의자에 닿으며 눌려서 고통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앞에 앉은 승객이 조금이라도 의자를 젖히면 지옥을 맛보게 된다. 앞 승객이 좌석을 눕히며 내 공간이 좁아질 때 몸을 옥죄는 지옥을 맛봤다면, 사람의 탈을 쓰고 그렇게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결국 나는 돈을 더 내고 대형 항공사를 선택하고 있다. 어차피 저비용 항공사 기준, 항공권 + 25-30kg 위탁 수하물 + 비상구 좌석 사전 지정이라도 하면 결국 대형 항공사 비용 만큼 나온다. 사진 장비로 인해 내 캐리어는 보통 23-25kg인데, 아시아나 타면, 무료로 32kg 1개 허용해준다.
아무튼 반드시 기억할 것,
눈에 보이는 가격 + 10만원
비엣젯 – 하노이, 호찌민, 하이퐁, 다낭, 나트랑, 푸꾸옥, 껀터, 달랏
탑승: 탑승동
베트남 국적의 저비용항공사다. 항공권 가격만 놓고 보면 가장 저렴하다. 성수기 비성수기의 가격 차이가 아주 크지 않을 정도로 저렴하다. 좌석 지정(비상구 왕복 만4천원 정도), 위탁수하물(왕복 5만원 정도) 추가 등 부가적인 서비스에 대한 비용 역시도 저렴하다. 위탁수하물 비용을 더해도 국내 대형 항공사 보다 저렴하다.
좌석은 국내 저비용 항공사 수준이거나 조금 더 좁다. 베트남 내에서 이동할 때는 자주 타지만, 인천-베트남 노선은 늘 고민하다가 결국
특이한 점은 한국으로 연결되는 가장 많은 노선을 가지고 있다. 출장 보다는 관광객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것 같다. 하노이, 호찌민, 다낭, 나트랑은 물론이고 하이퐁, 껀터, 달랏, 푸꾸옥 까지 노선을 갖추고 있다. 다만, 달랏과 껀터는 매일 운항이 아니고 주 3-4회 정도로 여행 일정을 잘 맞춰야 한다.
국내 저비용항공사와 마찬가지로 항공기 좌석은 매우 좁으며, 저렴한 비용 탓에 패키지 여행객의 친목도모로 시끌시끌 하다. 베트남의 제주항공/티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비엣젯 외에도 다낭, 나트랑을 운항하는 뱀부항공과 다낭을 운항하는 퍼시픽 항공이 노선을 열어놓고 있다. 퍼시픽항공은 젯스타 퍼시픽이라 하여 콴타스 계열이었으나, 베트남항공이 인수하여 퍼시픽 항공이라는 이름으로 대한항공-진에어/아시아나항공-에어서울 같은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운항 중단) 에어 프레미아 – 호찌민
탑승: 1터미널
우리나라 국적의 신생 항공사다. 고비용항공사(풀 서비스 캐리어, FSC)와 저비용항공사(LCC) 중간의 어정쩡한 포지셔닝으로 하이브리드 서비스 항공사를 표방한다. 저비용 항공사 보다는 비싸지만, 고비용항공사 보다는 저렴한 가격으로 기내식도 주고, 기내 엔터테인먼트(영화 보는 모니터) 장치도 있으며, 위탁수하물(15kg부터) 기본 포함으로 제법 괜찮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항공기는 보잉 787을 운항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 중에서는 가장 좋은 항공기를 운영하는 것으로, 비디오를 볼 수 있는 큰 모니터가 있다. 춥지 않은 내부 온도와 건조하지 않은 습도로 쾌적한 실내를 자랑하는 보잉 787이라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아직은 초창기라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택한 것으로 판단되며, 나중에는 어떤 수준의 가격 정책을 가져갈지 예상하기 힘들다. 또한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하는 방식이 다소 아쉽다.
2023년 9월 부터 일시적으로 운항을 중단한다고 한다. 기기의 점검 문제라고 밝히고 있으나, 운항 재개 일정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추측으로는 저조한 이용객과 치열한 가격 싸움이 다시 시작된 원인으로 생각한다. 어디까지나 추측이고, 프레미아가 운항하고 있는 보잉 787 항공기의 점검이 당장의 원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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