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 물티슈

더운 나라에서 땀을 한껏 흘리고 식당에 들어가면 손 씻는 것이 우선이다. 베트남 식당에 가면, 때마침 식탁 위에 잘 놓여져 있다. 없다면, 달라고 요청하면 되겠지만 간단한 쌀국수 한 그릇을 먹어도 가게 이름이 잘 박혀 있는 물티슈가 가지런히 잘 놓여 있다.

하지만 테이블에 놓여진 물티슈를 사용할 경우, 돈을 내야 한다.

‘Khăn Lạnh’ 칸란이라고 읽는 물티슈의 가격은 2,000 동 – 5,000 동 사이로 적은 금액이다. 한국 돈으로 110 원 – 280 원 정도 밖에 하지 않는다. 대체로 식당의 규모에 따라 금액이 다르다. 하지만 가격을 떠나서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여행객 기준에서는 묘하게 기분이 나쁠 수 있다.

너무 자연스럽게 놓여 있는 물티슈는 인원수에 따라 제공되기도 하지만, 해산물 식당 같이 손을 계속 씻어야 하는 식당들은 5-6장 이상 식탁에 미리 놓여져 있다. 계산서를 요청하면, 직원이 비닐이 뜯겨진 흔적을 휴지통까지 확인하며 계산하여 청구서를 가져다 준다.

이런 문화에 익숙한 베트남 친구들은 식탁에 앉자마자 자연스럽게 물티슈를 뜯어서 손을 씻고, 짜다(Trà Đá, Iced Tea)라는 차가운 차를 한 잔 시키며 주문을 시작한다. 고작 가게 앞에 오토바이를 주차하고, 입구까지 걸어와서 차가운 차를 찾을 만큼 바깥 날씨는 덥다.

위 영수증에서 볼 수 있는 항목이 있는데, 바로 부가세다. 한국은 이제 법으로 부가세가 포함된 금액을 명시하도록 되면서 부가세 장난치는 곳이 많이 사라졌지만, 베트남은 아직 자율적이다. 법적으로 강제하는지 확인은 못했지만, 어느 식당은 부가세가 포함된 가격, 다른 식당은 부가세가 포함되지 않은 가격으로 표시되어 있다.

가끔 별 것 해준 것도 없는데, 서비스 차지까지 추가되는 곳도 있다.

‘Phí Dịch Vụ’, 우리말로 번역하면 서비스 비용이라는 항목으로 음식 가격의 5% + 서비스 차지를 제외한 음식 가격의 8%를 부가세로 청구했다.

가장 답답한 부분은 메뉴판에 따로 명기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단발성 여행자라면 잔돈을 털어내려고 계산기까지 이용해서 남은 돈에 맞춰서 주문할 수도 있는데, 가지고 있는 현금이 부족할 수 있다.

참고로 베트남은 팁 문화가 없는 곳이다. 청구된 금액 외 별도의 금액을 지불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옆에서 고기를 구워주거나 많은 공을 들여서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만족도에 따라 팁을 주는 것도 좋을 수 있다. 하지만 5만 동 미만의 팁을 권장한다.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거의 모든 식당은 물이 제공되지 않는다. 카페에서 음료를 시키면 물을 공짜로 주는 것과는 정반대다.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탓에 차 문화가 상당히 발전했는데, 호찌민과 같은 남부 지역은 차가운 차(짜다)를 마시는 문화가 일반적이다. 물은 보통 10,000 동 – 20,000 동 사이다.

이름은 똑같이 짜다지만, 가게 마다 각기 다른 차를 내는 것이 특징인데, 대체로 라임즙을 물에 넣어 얼음과 함께 담아 제공된다.

한국과 상당히 다른데, 오히려 유럽, 미국에 가까운 서비스 방식을 가지고 있다. 가끔 쌀국수 식당에서 식탁에 놓인 빵이 있는 경우 이 역시 나중에 따로 결제된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접시 하나하나 모두 유료다.

식당에 방문하면 개인 그릇과 접시가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 문이나 창문이 없거나 노천 식당이 흔한 베트남에서 위생 문제로 그릇을 뒤집어 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실 접시는 밥그릇의 받침이다. 중국의 영향을 받은 문화로 젓가락, 숟가락을 얹어 놓거나, 새우 껍질 같은 것들을 올리는 용도로 자주 활용된다. 그릇을 뒤집어 접시 위에 올려놓는 방법이 가장 일반적이다. 하지만 받침이고 뭐고 그냥 맛있게 잘 먹으면 그만이다.

식사를 마쳤으면, 직원을 향해 ‘첵, 플리스’ 또는 ‘띤 띠엔(Tính Tiền)’이라고 요청하면 계산서를 가져다 준다. 청구서 내역에서 내가 주문한 음식과 물티슈, 음료, 물 등을 확인하고 현금 또는 카드를 청구서 철에 같이 주면 된다. 대부분 청구서를 건내고 저 멀리 가 있을 수도 있다. 직원을 다시 부르면 된다.

많은 식당이 천 동 단위는 올림으로 계산해서 잔돈을 내준다. 342,000 동이 청구되었고, 500,000 동을 건냈다면 잔돈은 150,000 동만 내준다. 인심이 후한 곳은 155,000 동을 줄 것이고, 드물게 158,000 동 전부 주는 곳도 있다.

노상에 플라스틱 탁자와 목욕탕 의자에 앉아 서 먹는 곳이 아니라면 대부분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 결제할 때 카드 결제가 가능하냐고 물어도 되고, 그냥 카드를 얹어주면 된다. 최근 서명 문화가 많이 사라졌지만, 기본적으로 서명은 두 곳에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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