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에서 여행객이 즐겨 찾는 교통수단은 그랩으로 예상된다. 걷기에는 너무 덥고, 택시는 사기가 만연하여 불안해서 그랩을 가장 선호할 것 같다. 공항에서 1군까지 이동하는 방법으로는 그랩과 택시가 있지만, 버스도 있다. 그리고 예상 외로 그랩/택시 보다 버스가 많이 느린 편도 아니다. 대부분의 지역이 가깝고, 시내 교통체증으로 버스와 그랩/택시 사이에 시간적으로 아주 큰 차이가 없다.

우리나라의 마을버스와 같이 작은 골목까지 누비는 노선은 없지만, 제법 많은 노선을 가지고 있어서 비싼 택시 보다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물론 그랩 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비용적으로 1/100도 안되는 비용으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게다가 대부분 오토바이라는 자가용을 이용하는 탓에 버스 내부는 대체로 한산하다. 출퇴근 시간만 피하면, 버스 내에 사람이 많지 않다.

여행객 입장에서 굳이 버스 타는 것을 추천하진 않는다. 단, 멀리 가는 경우 합리적인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호찌민 1군 기준으로 빈떠이 시장(Chợ Bình Tây)으로 가거나, 서부버스터미널(Bến xe Miền Tây)로 가는 경우 그랩으로 5천 원 넘게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버스는 단돈 7,000 동으로 갈 수 있다. 빈떠이 시장은 벤탄 시장과 상반된 매력을 가진 호찌민 최대 시장으로 활기 넘치게 돌아가는 현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시장이지만, 1군 관광지와는 거리가 제법 떨어진 곳이다. 주변에 차이나타운의 여러 사원과 호찌민 이전 사이공의 핵심이 되는 쪼론 지역에 있는 시장이다.

버스 노선

구글지도

가장 간편한 방법으로 구글지도로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해서 경로 탐색을 하는 방법이다. 경로와 버스 노선을 선택하면 탑승 위치와 하차 위치까지 알려준다. 다양한 버스 노선은 물론이고, 버스정류장까지의 도보 경로, 대략적인 소요 시간까지 알려준다. 더불어 주변의 버스 정류장까지 도보로 이동하는 경로와 버스 도착 예상 시간도 보여준다.

호찌민 버스 모바일 앱

타는 사람은 없지만, 시스템은 굉장히 잘 갖춰져 있다. 거의 우리나라의 정류장 버스 도착 알림 수준까지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위 구글 맵을 보면, 56번 버스를 기준으로 이전 버스, 다음 버스, 다다음 버스 여러 버스들의 정류장 도착 시간을 알려주고 있으며, 꽤 잘 맞는 편이다. 이는 호찌민 버스 시스템을 이용한 정보다.

이 정보를 스마트폰 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앱 이름은 ‘Go!Bus TPHCM’ 이라는 앱으로 영어도 지원하고 있다.

위치를 기반으로 주변의 버스 정류장을 보여주고, 해당 정류장의 버스 도착 시간을 보여준다. 위로 스크롤 하면 다른 버스도 확인이 가능하다. 지도를 움직여 다른 정류장을 확인할 수도 있다. FPT라고 길 가다 보이는 IT기기 판매점의 그 FPT 회사에서 만든 앱이다. 베트남의 소프트웨어 기술 수준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소규모 앱들 역시 꽤 괜찮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버스 앱 역시 UI/UX의 세계적인 추세를 따르고 있어서, 사용하기 어렵지 않다.

버스 정류장

버스가 택시 만큼 빠를 수 있는 이유는 정류장을 거침 없이 그냥 지나치기 때문이다. 이는 버스를 타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인데, 적극적으로 타겠다는 제스처를 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쳐 버린다. 물론 한국인에게 상당히 유리한 방법이다. 버스 기사와 눈 마주치지 않기, 등 돌리기, 스마트폰 계속 하기 등 여러 방법으로 내가 탈 노선이 아닌 버스를 대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하나의 기술이 더 필요하다. 내가 탈 노선의 버스라면 버스기사와 눈 마주치기, 버스카드 꺼내기 등으로는 약간 부족하다. 적극적으로 팔을 뻗어 내가 탈 것이라는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

타는 사람이 거의 없는 만큼 버스 정류장의 흔적은 매우 희미하다. 가끔 앉을 수 있는 구조물이 있는 정류장도 있지만, 대부분은 표지판이 전부다. 가끔은 표지판도 없는 정류장이 있다. 구글 지도로 목적지까지 노선을 찾고, 가까운 정류장으로 걸어 갔는데, 아무런 표식이 없어서 여기가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 경우가 있다.

식별할 수 있는 방법은 바닥에 지그재그로 그려진 차선이다. 바닥에 커다란 삼각형이 여럿 그려진 곳이 버스정류장을 의미한다.

지불

아직까지는 모든 버스에 승무원(차장)이 탑승하고 있다. 자리를 안내하고, 직접 비용을 받으며 거스름돈을 내주는 역할을 한다. 버스 노선 마다 가격이 조금씩 다른데, 1인 당 4천동에서 7천동 정도로 저렴하다. 노선 마다 금액이 다른데, 10,000 동을 내면 알아서 거슬러 준다. 물어보는 것 보다는 더 나은 소통 방법으로 생각된다.

호찌민에 전철 개통이 다가오면서, 버스 카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버스 마다 태그할 수 있는 단말기가 보이는데, 여전히 현금을 지불하고 탑승한다. 가끔 학생증 같은 우대 신분증을 보여주면 할인을 받거나, 무료로 탑승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다.

탑승권

돈을 내면 탑승권(영수증)을 주는데, 이걸 꼭 잘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 반드시 보관해야 한다! 최근 대부분 감열지를 이용해서 바로 뽑아주는 영수증이다.

버스 운행 도중 무임승차 등을 확인하기 위해 불시에 버스회사 직원이 탑승하며, 승객들을 대상으로 버스 탑승권을 확인한다. 일련번호로 관리되고 있는데, 당일 배포된 탑승권의 일련번호와 맞지 않는 탑승권을 가진 탑승객을 발견하면 난리가 난다. 물론 탑승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탑승객 또한 큰 문제를 만든다. 해당 탑승객의 전화번호를 물어보고, 탑승객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승무원을 닥달하는 모습이 펼쳐진다. 최근 대부분 버스가 감열지로 바로 뽑아서 날짜와 탑승시간이 기록되어 있어서 어렵지는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탑승 영수증은 중요하다. 내릴 때 까지 탑승권을 잘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차

가장 힘든 부분이 하차가 아닐까 생각된다. 내부에 정류장 안내 방송을 하기도 하고, LED 전광판이 있어 버스 정류장 이름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전부 베트남어로 되어 있어 그 정보를 이용하기는 어렵다.

구글 지도를 보고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니면 차장에게 도움을 구하는 방법이 있겠지만, 차장의 업무를 보면 상당히 바쁘다. 또한 여행자가 베트남어를 구사할 수 있지 않다면, 내 의사를 전달하는 것부터 막히게 된다.

비가 내리면 버스를 타요

호찌민을 여행하다 보면 소나기를 만날 때가 많다. 우기에 30 분에서 2 시간 가량 비가 내리고, 건기가 되면 10 분 – 30 분 정도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리기 전 먹구름이 몰려오는 징후는 보이지만, 우기의 하늘은 대체로 먹구름이 많은 편이다. 비가 내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주변의 카페에 들어가거나, 그랩을 불러서 다음 장소로 미리 이동하는 것이 가장 나은 선택이다.

하지만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시점에 그랩을 부른다면, 배차가 잘 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이 비슷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다. 나는 좀 멀리 여행을 하는 편인데, 비가 내리면 집으로 돌아가는 방향으로 아무 버스나 탄다. 비가 그쳐도 바닥이 젖어 있고, 언제 그칠 지도 모르기 때문에 보통은 집으로 돌아간다.

물론 보통의 관광객과는 전혀 상관 없는 방랑자의 여행 습관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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