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베트남 브랜드의 호텔 체인으로 유명한 곳은 빈펄이 있고, 마이너한 브랜드로 므엉탄, TTC, 호찌민 시내를 중심으로 리버티 등 다양한 호텔 브랜드가 있다.

빈펄을 제외하고, 다른 브랜드의 특징은 3-4성을 달고 있는데, 시설은 우리나라 모텔 수준도 안되는 것이 특징이다. 침대는 딱딱하고, 침구류는 뻣뻣하다. 수년 간 베트남을 여행하면서 경험해온 탓에 이제는 베트남 현지 브랜드 호텔은 진절머리가 날 정도다.

모든 베트남 현지 브랜드 호텔이 그런 것은 아니다. 단독 브랜드로 럭셔리 호텔과 경쟁을 하고자 하는 더 리버리(The Reverie Saigon) 호텔이 있고, 동커이 근처에 작지만 인상 깊은 미스트 동커이다 있다.

위치는 고급 호텔들이 즐비하게 자리 잡은 동커이 거리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있지만, 이름은 동커이라고 지었다.

겉에서 보면 유리로 둘러쌓인 최신의 호텔들과 다르게, 콘크리트 건물에 불규칙하게 창문이 뚫린 건물로, 눈길을 끄는 외관을 가지고 있다. 최근 지어지는 베트남 양식의 대형 건물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베트남 특유의 튜브하우스, 냐옴을 닮기도 했다.

로비에 들어서면 대들보와 지붕 마감재가 드러나는 디자인으로 되었다. 사실 이 건물은 고층건물이라 로비에 지붕이 있을 리가 없으며, 보통 실내에서 지붕이 드러나게 마감을 하지도 않는다.

하나의 디자인 요소로 꾸며놓은 것이다. 다만 대들보는 실제 건물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둥이 하나도 없는데, 대들보로 대체한 것 같다. 건물이 넓지 않지만, 로비에 기둥이나 벽이 없는 것을 봐서는 지지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체크인을 하면 웰컴 드링크와 약간의 다과를 내온다.

메뉴가 마사지샵에서 많이 보던 설탕에 절여서 말린 생강이 보인다. 나쁘진 않았다.

체크인은 로비 소파에서 진행 됐으며, 직원들은 충분히 친절했다. 보통은 체크인 데스크에서 체크인을 한다.

왜 나는 소파에서 체크인을 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있다. 리셉션 카운터에 사람이 다 차서 소파에서 기다리라고 하더니, 리셉션 직원이 소파로 찾아왔다.

엘리베이터 출입문부터 소소한 요소들까지 꾸며놓은 것이 특징이다. 눈길이 가는 모든 곳을 놓치지 않고 잘 꾸며놨다. 마감이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베트남 건물에 들어가서 느낄 수 있는 감성을 최근 유행하는 형태로 잘 풀어놨다.

다만 그 마감의 품질이 뛰어난 편은 아니다. 인테리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만큼, 들뜬 부분과 엉성하게 마감된 부분이 아쉽지만, 모든 요소를 하나하나 수공으로 제작했을 것을 생각하니 눈물을 앞을 가린다.

객실

객실은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이한 점은 방 마다 조금씩 다른 인테리어를 가지고 있다.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침구류는 부드러운 천으로 감쌌고, 침대는 포근해서 좋다. 다만 출입문의 차음 성능이 엉망이라, 복도의 인기척을 다 느낄 수 있는 것은 단점이다. 하필 시끄러운 서양인 한 무리가 내 옆 방에 묵었다. 방과 방 소음은 제법 잘 차단되고 있었다.

방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잘 배치해뒀다.

깨알 같은 네스프레소 아니고, 호환 캡슐 커피 머신과 옛 감성을 품은 전화기 등 60-80년대 베트남의 모습을 잘 담고 있었다. 쓰레기통과 책상, 수트케이스 받침까지 잘 꾸며놓았다.

화장실과 샤워실을 분리하고 중간에 세면대를 배치했다. 목재를 이용해 수작업으로 제작한 가구와 소품으로 채웠으며, 딱 들어맞게 제작하기 힘든 목재의 헐렁함 그리고 세월의 흔적이 보이긴 했지만, 아늑한 분위기를 위해 좋은 요소로 보였다.

허름한 로브, 수트케이스 받침과 옷장의 먼 거리 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 방도 10평 수준의 다른 호텔 보다는 작은 느낌이었다.

이 호텔의 특징은 테라스에 설치된 욕조가 있다는 것이다.

모든 객실에 테라스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테라스에 있는 욕조를 잘 이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외부에 온전하게 드러나는 욕조, 35도의 날씨. 낮에는 상상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찬물을 받아 놔도 1-2시간 뒤면 온천이 될 것 같은 뜨거운 기온과 바로 옆 건물에서도 훤히 보이는 내 욕조에게 비밀은 없어 보인다.

야간 역시 프라이빗함을 유지하기에는 너무 뻥 뚫려 있다. 또한 야외에 노출된 탓에, 세척을 하고 이용해야 할 것이 명확했다.

그래도 월풀 욕조를 설치해서 자쿠지 느낌을 낼 수 있으며, 소금을 갖다 놔서 감성을 살린 것은 좋아 보인다. 감성만 좋고, 실용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네.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시내 배경의 테라스가 조금 아쉽다. 사실 예전에는 사이공강을 전망으로 테라스가 있었으나, 몇 년 전부터 공사를 시작해서 최근에 완공한 힐튼호텔이 이 호텔의 사이공강 전망을 모두 막아버렸다.

다음에 다음에 하면서 미루다 코로나를 거치고, 힐튼 호텔이 완성되는 바람에 사이공강 전망의 테라스룸을 이용해보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위 사진에서 왼쪽 회색 건물이 힐튼 호텔이며, 오른쪽 흰색 건물의 흰색 방범창이 예전의 사이공강 전망 테라스다. 최근 호텔 예약 사이트를 검색하면, ‘전망 없음’이라고 뜨는 객실이 저 객실이다. 자본에 짓눌린 것이 안쓰럽다.

위 사진은 2018년 힐튼 호텔 건설이 시작되던 시절인데, 호텔의 조망이 그나마 살아 있던 시절이다. 이 시기 건설 소음으로 불평을 호소하는 후기를 많이 볼 수 있다.

조식

식당은 공간이 아주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쾌적하니 좋았다.

뷔페식으로 제공되는 음식 역시 엄청 고급이거나 음식의 수가 다양하지는 않았다. 다만 좋은 재료를 쓰고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보통 나는 베이컨 조리 상태로 조식을 평가하곤 한데, 너무 바짝 부쳐서 과자 같으면, 좋게 평가할 수가 없다. 여기는 중간 정도의 베이컨을 제공하고 있었다.

수영장 그리고 루프탑 바

식당 두 층 위 옥상에 수영장이 있다. 수영장은 좁은 편이고, 밤에는 루프탑 바로 운영되고 있다. 기괴한 장식물에 애매한 공간으로 사람이 없어 한적하다. 주말에는 약간 붐비는 편이다. 워낙에 호찌민 내 쟁쟁한 바나 클럽이 많아서 인기가 낮은 것 같다.

가격

가격은 1박 기준 120-180달러 정도에서 시작한다. 주말이나 명절, 연휴에는 200달러 안팎으로 올라간다. 부티끄 호텔을 표방하는 만큼, 젊은 친구들에게 인기가 좋은 호텔로 보였다.

하지만 근처에 있는 쉐라톤 호텔이 150달러에 시작하는 것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 가격임은 분명하다. 그래도 베트남 특유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거주공간이라는 것은 여행객에게 좋은 경험을 남길 것으로 생각된다.

위치

시내 주요 관광지, 유흥지 등에서 접근하기 아주 좋고, 쩐흥다오동상 중심으로 돌아가는 로터리를 따라 하이바쭝, 똔득탕 거리로 연결되는 위치에 있다. 호찌민 시내 어디를 가도 아쉬움이 별로 없는 장소라는 의미인데, 택시나 그랩을 타고 다니는 여행객은 이게 얼마나 좋은 조건인지 잘 모를 수도 있다.

조금 걸어나가서 건너편 강변공원이 저녁에 산책하기 좋다. 밤이면 젊은 친구들이 마제스틱 호텔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4 Hồ Huấn Nghiệp, Quận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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