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에는 전설처럼 내려오는 3대 쌀국수 가게가 있다. 내 마음대로 정한 쌀국수 집은 아니고, 실제로 한국인에게 엄청 유명한 쌀국수 식당 세 곳이 있다.
Pho Quynh, Pho Hoa, Pho Le. 이렇게 세 곳인데, 결론부터 얘기하면 한국에서 맛보는 쌀국수와 맛이 매우 유사하다. 특히 Pho Hoa, Pho Quynh은 특히 비슷하다. 사실 퍼호아와 퍼레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엄청 유명한 곳이다.
2023년 기준으로 퍼뀐은 79,000 동, 퍼호아는 90,000 동, 퍼레는 90,000 동이다. 모두 시중에서 일반적으로 판매하는 퍼에 비해 상당히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시내 일반적인 퍼 가격은 40,000 동 – 60,000 동 수준이다. 하지만 상당히 많은 베트남 사람들이 줄지어 찾고 있다. 이들에게도 이 곳의 쌀국수는 별미로 통하며, 맛집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한다.
퍼뀐 Phở Quỳnh
부이비엔 거리 끝자락에 있어서 접근성이 가장 좋은 곳이다. 외국인도 한국인도 많은 곳으로 대체로 여행자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예전 구글 지도에 쌀국수맛집이라고 나와서, 내가 저장한 장소인가 착각했던 적도 있다. 한국인들 사이에 유명한 만큼, 내부 손님들도 한국인이 많이 보인다. 아래 설명할 다른 두 곳과 달리 1군 시내에서 가깝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맛은 한국에서 먹던 쌀국수 맛과 가장 유사하다. 깊은 맛 보다는 조미료 맛이 강하게 느껴지는 맛을 가지고 있다. 익숙한 맛이라 크게 이질감 없는 것이 특징이다.
기본 국물에 고수는 들어있지 않다. 채소, 숙주, 라임, 고추 등을 별도로 제공한다.
오전 부터 새벽 3시까지 영업
새벽까지 영업하기 때문에 늦은 시간 호찌민이 입국한다면 식사하기 좋은 곳이다. 바로 옆에 있는 부이비엔거리 역시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는 먹거리와 술집이 많다.
323 Phạm Ngũ Lão, Phường Phạm Ngũ Lão, Quận 1
퍼호아 Phở Hòa Pasteur
간판에 적힌 명칭은 퍼 호아 빠스떠(포 호아 파스퇴르, Pho Hoa Pasteur)로 1군에서 3군까지 이어지는 빠스떠거리 끝자락 3군에 위치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곳으로 여행자도 자주 보이지만, 대부분이 현지인으로 채워져 있다. 찍어 먹을 수 있는 긴 튀김빵이나 여러 부가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국물은 고기를 잘 우려낸 맛으로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국물에 기름이 상당히 보이지만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고 깊은 국물 맛을 자랑한다. 국물 맛을 보면 오롯이 고기로 맛있게 끓인 소고기뭇국이 생각난다.
기본 국물에 고수는 들어있지 않다. 채소, 숙주, 라임, 고추 등을 별도로 제공한다.
파스퇴르(베트남 발음 빠스떠) 거리에 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파스퇴르와 연관이 있는 거리로, 포호아 맞은편에 파스퇴르연구소가 있다. 2블럭 옆에 떤딘성당이 위치하고 있다. 떤딘 성당 앞 46 띤 꽁짱 반세오 보다는
오전 6시 영업 시작, 오후 10시 30분 영업 종료.
260C Pasteur, Phường 8, Quận 3
퍼레 Phở Lệ
퍼레는 5군-10군으로 이어지는 차이나타운에 속해 있어서 간판에 한자가 적혀 있다. 5군/10군을 방문한다면 한자 간판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중국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퍼레의 특징은 진한 국물이다. 고기는 물론이고 뼈를 우려낸 국물을 섞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요리 전문가는 아니라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국물이 진득하다는 기분이 든다.
다만 운이 안 좋은 건지, 늘 면이 좀 퍼져있다. 약간이라도 씹히는 꼬들꼬들한 식감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 부분은 좀 아쉽다.
기본 국물에 고수는 들어있지 않다. 채소, 숙주, 라임, 고추 등을 별도로 제공한다.
다만, 여행자 동선과 잘 맞지 않는다.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시간을 내서 방문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쉽게도 호찌민 내에서 주요한 관광지와 동선이 겹치지 않는다. 차이나타운, 쪼론(Chợ Lớn)일대, 빈떠이시장(Chợ Bình Tây) 관광 계획이 있다면 퍼레에 들르는 것을 추천한다. 이 일대의 특징은 중국식 요리점도 많다는 점이다.
오전 6시 영업 시작, 오전 0시 영업 종료
415 Nguyễn Trãi, Phường 7, Quận 5
개성이 강한 맛
개인적으로 각기 다른 국물로 퍼레는 아주 진하지만 조금 느끼한 맛, 퍼호아는 적당히 진한 맛, 퍼뀐은 진하지만 다른 두 집 보다는 가볍고 적당한 균형을 갖고 있다고 느꼈다. 쌀국수를 평소에도 좋아하고 있었다면, 약간은 실망할 수도 있을 수 있다. 모두 한국에서 먹던 쌀국수의 맛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만의 개성을 가지고 있으며, 깊은 맛으로 따지면 한국에서 먹던 쌀국수와는 조금 다른 맛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특징은 표준화된 맛이 없다. 우리나라도 집집 마다 맛이 조금씩 다르지만, 큰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어느 식당을 가도 대체로 예측이 가능한 맛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은 다르다. 분짜를 예로 들면 바로 옆집에 있어도 맛이 다르다. 분짜는 느억맘(Nước Mắm)이 맛의 거의 모든 것을 차지할 만큼 중요하다. 느억맘 생산자에 따라 다른 맛과 몇 안되는 부가적인 재료의 비율로 인해 식당 마다 모두 다른 맛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맛의 차이가 굉장히 크다. 분짜도 차이가 나는데, 여러 재료를 우려내는 쌀국수 국물 맛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길 가다가 퍼 간판이 보여서 들어가는 곳 마다 맛이 다르다는 얘기다. 퍼버라고 팔지만, 닭고기 쌀국수를 주는 곳도 있다. 집집 마다 각기 다른 요리법, 맛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여행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모험이 실패가 될 수도 있으며, 나처럼 초딩 입맛을 가지고 있는 경우 고수 때문에 몇 입 먹다가 나와서 다른 식사 식당을 또 가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런데 특이하게 비슷한 것이 있는데, 돼지갈비 양념구이. 스언(Sườn)이라고 해서 양념한 돼지갈비를 숯불에 굽는 것인데, 한국의 돼지갈비와 모양새도 비슷하게 느껴지는데, 맛도 비슷하다. 심지어 갈빗살 대신 목살을 쓰는 것도 비슷한 점이다. 맛이라는 것이 주관적이라 비슷하다고 적었는데, 내 입맛에는 거의 똑같다고 느껴질 정도로 유사하다. 스언 뿐 아니라 분짜, 분팃느엉에 들어가는 구운 고기(팃 느엉 Thịt Nướng)들 모두 익숙한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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