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팃느엉(Bún Thịt Nướng)은 분짜와 같이 절단면이 둥근 분 Bún 면에, 구운 고기 Thịt Nướng를 곁들여서, 느억맘 소스를 붓고 비벼 먹는 쌀국수다.
분짜가 찍어 먹는 소바, 분팃느엉은 비벼먹는 막국수로 비유할 수 있다. 우선 분짜는 북부음식, 분팃느엉은 남부음식으로 비유하고는 한다. 호찌민에서 지내며 친구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분짜도 좋아하지만, 실제로 분팃느엉을 즐겨 먹는 친구들이 더 많았다. 짜조를 넣어주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짜조를 넣지 않고 주는 곳도 종종 있다.
오늘 소개할 분팃느엉 맛집은 1군 핵심지역 한가운데 숨어 있어서, 현지인만 알고 있는 곳이다. 동커이 거리와 웬훼 거리 사이에 있고, 찾아오는 사람은 대부분 주변 직장인으로 보인다. 우선 고수나 향이 강한 잎은 들어가지 않는다. 최근 채소를 따로 내주고 있어서 잎을 하나하나 맛을 보고 원하는 채소만 넣을 수도 있다.
내 입맛이 초딩 입맛인데, 여기는 민트를 많이 넣어주지 않아 거슬리지 않는다. 사실 하도 먹어서 이제는 만성이 된 기분. 민트 잎은 우리나라 깻잎과 비슷하게 생겼다. 따라서 채소 중 깻잎과 비슷한 질감을 가진 채소를 거르면, 대부분 성공한다. 그 깻잎과 같은 민트 잎은 Rau kinh giới(러우 낀 여이)라고 하는 베트남 민트다. 참고로 깻잎은 민트와 같은 종이다. 분팃느엉은 대부분 고수를 넣지 않는다.
감칠맛 좋은 느억맘소스를 따로 내주고, 부추를 절인 것 같은 양념 한 국자, 짜조, 면을 함께 내준다. 채소는 기호에 따라 넣으면 된다. 가격은 2023년 말 기준으로 50,000 동이다. 저렴하다. 후띠우나 반깐 등도 판매하는데, 아직 먹어보진 못했다. 분팃느엉 먹기에도 벅차다.
영어는 전혀 통하지 않으며, 자리에 앉아서 메뉴 이름만 말하면 된다.
위치 설명하기가 참 힘든데, 동커이 거리(Đường Đồng Khởi)에서 ‘Art Arcade’ 간판 밑 출입구로 깊숙하게 들어가면 된다. 바깥에 간판도 없지만, 들어가다 보면 여기가 식당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공간이 나온다.
특이한 것은 나를 소개해준 친구도, 원래 장소를 알던 다른 친구도 이 가게 이름을 모른다.
아트아케이드 쪽에서 들어가면 주방을 먼저 볼 수 있는데, 고기도 굽고, 채소도 다듬고, 식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비위가 약하거나 위생에 예민한 사람들은 꺼려질 수 있는 ‘오픈 주방’이지만, 이제는 베트남의 위생 관념에 만성이 된 탓에 별로 개의치 않는다.
점심시간 이전에는 주변 많은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핫플레이스로, 12시 이전, 1시 30분 이후에 방문하면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151 Đ. Đồng Khởi, Bến Nghé, Quận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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