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식민지 지배 시절 서양식 건축 양식이 도입되고, 베트남은 식민지 시절의 영향을 받은 건축물을 볼 수 있다. 더불어 프랑스 지배 시절 지은 건축물을 현재도 사용하고 있는 곳이 많다. 호찌민인민청사(시청), 중앙우체국, 호찌민시박물관, 마제스틱호텔 등 프랑스 식민지배 시절 지은 건물들이 아직도 일반적인 용도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후에 지어진 건물들도 그와 유사한 형태를 갖는 경우도 많다.

그 중 독특한 것은 좁은 폭을 가진 건물로 튜브하우스(Nhà ống, 냐어움)라고 부른다. 길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으며, 보통은 4-5미터 수준의 폭을 가지고 있고, 보통 5층 정도의 높이를 가지고 있다. 아슬아슬하게 10층을 넘기는 건물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도심지 내 건물의 전면 폭에 비례해 세금을 부과하는 이유로 현재의 건축 양식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 폭 제한이 5미터였다고 하는데, 현재 넓어도 5미터를 넘지 않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는 것 같기도 하다. 또한 도심을 벗어나면 튜브하우스 처럼 좁은 건물이 아니라 일반적인 주거 건축물을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건물 폭이 좁다고 내부도 좁은 것은 아니다. 깊이가 보통은 20-50m에 달하며, 깊이가 100m에 달하는 건물도 있다고 한다. 보통은 20m 수준의 깊이로 건물의 앞/뒤로 나눠 한 층에 두 가구가 있다. 폭 5m, 너비 10-20m 정도의 공간을 갖는 건물이 대부분이다. 넓게 스튜디오(원룸) 타입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내부에 벽을 올려서 방을 만들기도 한다. 기둥만 잘 살려두면 되기 때문에 자유도가 상당히 높다.


건물 특징

가장 주요한 특징은 폭이 좁다. 보통은 5층 안팎으로 되어 있으며, 좁은 건물 마다 각기 다른 색상을 칠해서 알록달록 다채롭다. 1층은 대부분 상점이 들어서 있고, 1층 상점의 한쪽 끝을 잘라서 입구로 사용된다.

위 사진과 같이 상점 오른쪽에 좁은 입구가 있으며, 내부로 들어서면 복도를 따라 우편함과 계단이 나타난다. 1층(G층)에는 간신히 몇 대의 오토바이를 세워둘 정도의 공간 밖에 없다.

건물과 건물 간 벽을 터서 여러 칸을 옆으로 이어 사용하는 상점이나 집들도 가끔 있지만, 어디까지나 1층에 한해서 그렇게 활용된다. 건물의 폭에 따른 세금 부과는 현대에 들어 약하지만 여전히 유효하다고 하며, 4-5 미터가 넘는 건물은 인가를 받기 매우 어렵다고 한다.

특이한 것은 집집 마다 테라스가 있다. 테라스는 빨래를 널거나, 식물을 키우는 용도로 활용된다. 생각보다 화분이나 덩굴 같은 식물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위 사진 처럼 좁은 건물들이 나란히 옆으로 붙어 있지만, 같은 모양도 없고 같은 색상도 없다. 건물의 폭도 다르고, 같은 층이라도 높이는 제각각이고, 건물 마다 높이도 다 다르다. 중간중간 건물 사이가 떨어진 곳은 골목이 있는 곳이다. 골목은 Hem 이라고 하며, 도로명 주소에서 해당하는 번호가 지정된다.

가끔 동일한 건물이 반복되기도 하는데, 이는 같은 건축주 혹은 건설사가 동시에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Hem이라는 골목 입구에는 공산당 답게 큰 의미 없는 표어가 적힌 파란색 간판이 걸려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골목 입구에 있는 건물은 일반적인 건물 폭에서 골목 너비 만큼 잘려나가서 좁은 것도 일반적으로 볼 수 있다.

https://www.insider.com/vietnam-narrow-tube-houses-nha-ong-photos-history-design-2022-3#in-recent-years-newer-tube-houses-have-seen-a-revival-of-french-style-architecture-6

출처: The streets of Hanoi are lined with tall, narrow ‘tube houses’ that can be less than 6 feet wide and up to 12 floors tall — take a look

너무 약한 수압

최근 지어지는 건물은 조금 낫지만, 건물 옥상에 물탱크를 두거나, 수도관이 직접 연결되기도 한다. 건물에 따라 다르지만 직접적으로 연결된 경우, 수압이 매우 낮다. 보완하는 방법은 집 안에 물탱크를 두고 펌프를 설치해서 수압을 올리기도 하는데, 물만 틀면 펌프가 작동하면서 소음이 상당하다. 펌프를 이용한다고 해도 수압이 센 것이 아니라 아주 조금 나은 정도다. 수압을 높이려면 출력이 세지만 더 시끄러운 펌프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적당한 선에서 결정을 하는 것 같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비춰보면, 숙박시설 중 호텔이나 대형 아파트/레지던스를 제외하고 수압이 센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사생활이 없는 구조

좌우로 열리는 샤시문이 현관인 경우도 있고, 꽉 막힌 여닫이 현관문이 있어도 천장이 뚫린 경우도 많다. 때문에 옆집의 소음이 그대로 전달되며, 내 집의 소음도 거실로 흘러 나간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에어비앤비는 그럴싸한 현관문을 달아 놓는 경우도 있지만, 그나마 대부분 합판으로 제작한 나무문이 현관이다. 물론 예전부터 이어진 금속 셔터 문은 그대로 있다.

현관 위에 뚫린 구멍은 공기순환을 위한 구조로 생각된다. 천장으로 올라간 뜨거운 공기를 내보내고, 내부에 공기를 순환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사생활이 침범 당하는 기분도 들고, 소리 내어 무언가 하기에는 부담스럽다. 하지만 현지의 주민들은 거리낌 없이 자신의 거주 공간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내뿜고 있었다.

셔터는 범죄를 방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이를 현관처럼 사용하고 있었다. 낮이고 밤이고 셔터를 닫아 놓고 바로 뒤에 숨은 문은 연 채로 생활하는 가정을 꽤 많이 봤다. 그들 내부의 거실이 훤히 보이는 구조로, 소박한 제단도 보이고, 내부에 사람이 돌아다니는 것도 가끔 보인다.


차가운 집

바닥으로 가라앉은 찬 공기는 대리석 또는 타일로 잡아둔다. 벽은 콘크리트 벽에 칠을 해서 마감한다. 신발을 벗는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바닥은 돌이나 타일로 시공해 걸을 때 차가운 기분이 강하다. 베트남에서 지낼 때는 여러 번 사용해도 튼튼한 실내화를 한국에서 준비해간다. 현지에서 살 수도 있겠지만,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벽 또한 콘크리트 벽체에 석고보드와 같은 중간 마감재를 덧대지 않고 콘크리트에 바로 칠을 해서 마감을 한다. 페인트의 색깔은 다양하게 쓰이지만, 벽지를 사용한 집은 찾아보기 힘들다. 습도가 높다 보니 곰팡이 피는 것을 우려한 것은 아닌지 추측된다.

석재 바닥에 콘크리트 벽. 더운 나라지만, 집 안은 선선한 기분이 감돈다.


우리와는 다른 층 수

우리는 미국식을 따른다. 입구 층을 1층이라 하며, 영국은 입구층을 G층이라 하고, 그 위층부터 1층으로 계산한다. 베트남은 영국식으로 층을 센다. 건물의 5층이라 하면, 우리 기준으로 6층에 해당되며, 튜브하우스는 대부분 엘리베이터가 없다.

고층 빌딩은 엘리베이터가 있지만, 13층이 없다. 12층과 12A층, 12A층과 12B층. 12층이 있는 경우 12A는 13층, 12A층 만 있는 경우 12B가 13층이다. 서양의 문화에 따라 부정적인 숫자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서로 의지하는 사이

건물이 너무 붙어 있어 건물을 철거할 때는 어떻게 하나 궁금하기도 하다. 건축 관계자가 아니라서, 내가 이해한 기준으로 보면 일단 건물을 지지하는 요소는 기둥이다. 기둥을 기반으로 가볍고 얇은 벽을 치는 것으로 생각된다. 건물과 건물이 붙어 있지만 벽은 별도로 존재하기도 하고, 어떤 집은 벽을 공유하기도 하는 것 같다.


베트남의 고유한 문화로 자리 잡은 튜브하우스

고층의 튜브하우스는 프랑스의 식민지배로 시작됐지만, 현재는 베트남의 고유한 건축물로 자리 잡고 있다. 새로 생기는 대규모 아파트가 곳곳에 보이지만, 아직은 튜브하우스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대로변이나 강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은 대부분 고층빌딩이 자리 잡고 있다. 웬훼거리에 있는 BITEXCO 빌딩을 제외하면 대부분 20-40층 정도의 높이를 가지고 있다. 호찌민 시내에서 일반적인 주거 형태의 튜브하우스와 새로 지어진 고층빌딩들이 어우러지는 독특한 경관을 볼 수 있다.

건물 마다 외형도 다르고, 색깔도 다르고, 높이도 다 다른 제각각의 건물들이 모여 하나의 블럭을 형성하는 것이 베트남 건물의 주요한 특징이다.


Tropical Garden @ Bến Thành Market

더 이상은 영업을 하지 않는 에어비앤비 숙소다. 이 글의 원래 주제이지만, 주인이 해당 아파트를 다른 업체에게 넘기고 달랏으로 이사 가서 묵어볼 수 없다. 소개 글 이지만, 베트남 튜브하우스 숙박을 계획하는 분들을 위해 남겨 놓는다.

벤탄 마켓 근처에 러이떠쫑(Lý Tự Trọng)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집 전체를 빌리는 형태의 숙소다.
최대 인원은 4명으로, 더블 사이즈 매트리스가 2개 놓여져 있다. 분리된 방은 없지만, 거실과 침실은 유리문으로 분리되어 있다.

우선 벤탄 시장에서 매우 가깝다. 호치민 시내 관광(벤탄시장 주변 속성 관광 – 글 보기)은 벤탄시장을 중심으로 택시를 탈 경우 5-10분 이내에 대부분의 관광지에 접근이 가능하다. 또한 집 주변에 편의점과 마트가 위치하고 있어, 필요한 먹거리를 구입하기에도 좋다.

전자렌지, 커피포트와 냉장고를 구비되어 있으며, 욕실에는 온수기가 있어 따뜻한 물을 사용할 수 있다.

간이의자를 가져다 놔서, 소나기(스퀄)가 내릴 때는 커피 한잔으로 한껏 여유를 누릴 수 있는 테라스가 특징이다.

단점은 엘리베이터가 없는데, 4층(한국 기준 5층)에 위치해 있다. 캐리어를 들고 올라가는 일이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베트남은 집집 마다 개별적인 물탱크를 가지고 있는데, 수압이 다소 약하다.

분주한 리떠쫑 거리를 내려다 볼 수도 있지만, 단점은 이로 인해 소음이 조금 있다. 이는 베트남 핵심지역에서 airbnb 숙소를 얻는다면 공통적으로 발생되는 문제다.

부이비엔이나 데탐에 위치한 airbnb 숙소는 이 곳보다 더 심한 소음이 밤새도록 괴롭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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